[CSR] 레이언스, 길랭-바레 증후군 청소년 치료비 지원
레이언스는 지난 2014년 6월부터 사랑의 열매와 협약을 맺고 발달장애 및 희귀난치질환 아동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레이언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모금액과 기업의 1:1 매칭그랜트를 통해 모은 금액으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매칭그랜트란, 기업에서 임직원이 내는 기부금만큼 기업에서도 후원금을 내는 제도입니다.
지금까지 카와사키병, 뇌병변, 심각한 틱장애와 ADHA 등 4명의 고통 받는 아이들을 지원해 온 레이언스였는데요. 최근 다섯 번째로 후원해 줄 친구를 얼마 전 만나고 왔답니다. 바로 석현 군인데요. 레이언스 사회공원활동 담당자이신 노상혁 과장님이 직접 만나고 온 소감을 전해주셨답니다.
2015년 구정 연휴가 끝나고 출근한 아침, 담당 사회복지사로부터 받은 전화 한 통으로 석현이와의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전해들은 석현이의 사연은 마치 드라마에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할 정도로 믿기 힘들었는데요.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석현이는 부모님과 남동생 2명과 함께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생활하는 친구였습니다. 아버지의 자영업이 운영난을 겪으며 부채가 결국 가게를 정리하고 아버지는 생계를 위해 가족과 떨어져 홀로 부산에서 일가게 되셨지만, 석현이는 가장 역할을 대신하면서도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 노력을 하늘도 알아준 것인지 석현이는 그렇게도 원하던 사범대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설레는 입학을 앞두고 크리스마스 다음날,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몸에 힘이 빠지며 마비 증상이 나타나 황급히 동탄 한림대병원으로 검사를 받아본 결과, ‘길랭-바레 증후군’이라는 희귀난치질환을 진단받게 되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사지에 마비가 와 조금도 걷지 못하는 상태에 놓은 석현이, 너무나 큰 두려움과 충격, 그리고 자신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모님에 대한 걱정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사연이었는데요.
후원 규모와 사용처에 대해 사랑의 열매 측과 협의가 끝난 뒤, 석현이 부모님께 만나서 전달하고 싶다는 의사를 조심스럽게 전했습니다. 사회복지사를 통해 전달할 수도 있었지만 직접 위로와 격려도 건네고 무엇보다 레이언스 임직원의 마음을 잘 전달해주고 싶어서였습니다. ‘꺼려하면 어떡하나’라는 걱정도 잠시, 다행히도 석현이와 부모님 모두 흔쾌히 승낙해주셨습니다.
‘석현이에게 무엇을 선물할까?’ 이게 회의 주제가 될 줄이야. 애인의 선물을 고민하듯 팀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운동화를 선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재활 치료 시 가볍고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가 필요할 것이고, 무엇보다 빨리 건강한 석현이로 돌아와 다시 걸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의미에서였는데요, 조그마한 카드에 손 편지를 작성하여 완쾌를 기원하는 임직원의 응원의 목소리도 함께 담았습니다.
일주일 뒤, 드디어 석현이를 마주하러 가는 길, 한림대병원을 퇴원하고 재활치료가 좀 더 용이한 인근의 병원으로 전원을 가기로 한 전날이었습니다. 예정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병원의 사회사업 팀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문이 열리고 휠체어를 밀고 들어오는 석현이와 어머님이 보였습니다.
오랜 병원 생활로 인해 많이 마른 상태의 석현이는 우리의 우려와는 달리 다행히 웃으며 인사해 주었는데요,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로 시작된 어머님과 대화는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로 인해 길게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걱정되는 마음에 조심스레 병의 치료 상태를 물어보았습니다.
“이제는 손은 조금 움직일 수 있어요. 그런데 아직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서 너무 힘들어요. 저 예전에 축구도 많이 했거든요. 다리 힘만큼은 자신 있었는데 이제는 말을 듣지 않으니 내 다리 같지도 않고 너무 어색해요.”
가장 큰 문제는 언제쯤 회복될 지 담당 의사조차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도와 주시는 분들이 있으니 자신도 힘을 내야겠다고 말하는 표정이 다부졌는데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너무 어른스럽게 이야기하는 석현이의 모습을 보니 ‘다시 일어 설 수 있겠구나’ 하는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입원비는 다른 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대학교는 친척들의 도움으로 입학금은 납입하여 입학 자격은 유효하다고 합니다.
레이언스는 그간 어려운 가계 형편으로 오랜 기간 체납되었던 건강보험료 완납과 더불어 앞으로 재활전문 병원에서 치료받을 때 필요한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후원 금액이 소진될 때까지 완치되지 못한다면 추가로 치료비를 지원할 것도 약속했고요.
석현이의 재활 훈련 모습을 잠시 멀리서 지켜보는 사이, 담당 사회복지사가 건넨 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보통의 대기업에서는 지원 조건이 까다로워 ‘반드시 치료비에만 써달라’는 등 사용처를 분명히 정해두는 경우가 많다고요. 건강보험료 납입이 시급한 석현이게 사용처 제한이 없는 레이언스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기였는데요. 이로써 국가에서 제공하는 보험료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석현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니 더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빨리 일어나서 회사 한번 찾아 가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나중에 여유가 되면 다른 사람에게 꼭 나눔을 실천할게요”
듬직한 석현이의 인사를 받고 나오는 길, 또 한번의 반가운 만남이 남았습니다. 회사와 직원들이 매월 열심히 일한 대가의 일부를 모아 절실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그로 인한 그들의 변화를 다시 공유한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다시금 느끼는 순간입니다.
이 글을 일고 바텍 네트웍스 임직원을 포함해 더 많은 사람들이 석현이의 힘찬 달리기를 응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 빨리 석현이가 건강한 모습으로 회사에 찾아 올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